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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론

8. 금융자산의 수익률

by 주선비 2022.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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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융자산의 특성

다른 모든 상품과 마찬가지로 금융자산의 가격 역시 이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결정된 금융자산의 가격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수익률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예를 들어 채권의 유통가격이 내려가면 그것의 수익률은 올라가게 되어 있다. 따라서 채권 가격의 결정 과정을 알면 그것의 수익률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금융가자산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어 여느 상품과는 약간 다른 틀에서 가격과 수익률이 결정되는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첫째, 금융자산의 가치는 미래의 일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과 수익률이 매우 불안정한 특징이 있다. 둘째, 금융자산의 가격은 공급보다 수요측 상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도 차이를 갖고 있다. 발행시장에서 새로 공급되는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공급량은 이미 유통되고 있는 물량의 수준에서 안정적이지만, 이에 대한 수요는 주변 여건에 따라 크게 변화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금융자산의 종류가 무척 많을 뿐 아니라 그들 사이의 대체성이 매우 크다는 특징도 들 수 있다.


(2) 포트폴리오 선택의 문제

독자가 운 좋게 로또 복권에 당첨되어 30억원이나 되는 상금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하자. 이 상금을 일단 현금으로 받을 것이지만, 현금의 상태로 계속 유지할 가능성은 무척 작을 것이 분명하다. 현금으로 갖고 있으면 쓰기에 편리할지 모르나, 수익이 전혀 생기지 않아 뭔가 손해를 본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돈을 전부 주식에다 쏟아부을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 운이 좋으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자칫하면 그 돈을 모두 날려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독특한 사람이 아닌 한, 독자는 그 돈을 여러 가지 자산으로 분산해 놓기로 결정할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일부는 은행에 예금해 두는 한편,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에도 가입할 것이고, 연금 상품을 사두기도 하는 한편, 주식도 사둘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지만, 여러 가지 자산을 섞어서 보유하게 되리라는 점만은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다. 그렇게 큰돈을 한 가지 자산에 모두 투입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여러 가지 자산을 섞어서 보유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한 사람이 가진 여러 자산을 통틀어 포트폴리오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어떤 자산을 얼마만큼씩 섞어서 보유한다는 구체적인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게 될까? 다시 말해 어떤 포트폴리오를 만들 것인지의 결정은 어떤 점을 고려해 내려지는 것일까? 이를 포트폴리오 선택의 문제라고 부르는데, 이에 대한 원론적인 대답은 여러 가지 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자산의 구성 비율을 선택한다는 것이 된다.

어떤 자산은 수익성이 높은 대신 가격 변동이 심하지만, 수익성은 낮으나 가격이 안정적인 자산도 있다. 또한 어떤 자산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지만, 즉각 현금으로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자산도 있다. 다시 말해 자산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각 자산은 수익성, 위험성, 그리고 유동성의 측면에서 나름대로 특성을 갖는다는 뜻이다. 투자할 자금을 가진 사람은 이런 특성을 감안해 그것을 여러 가지 자산에 적절히 배분하게 된다.

투자자가 어떤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각 자산을 얼마만큼씩 수요 할 것인지 결정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는 바로 이 포트폴리오 선택이란 문제를 푼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는 각 자산이 가진 수익성. 위험성. 그리고 유동성상 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가 구체적으로 이들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① 수익성

금융자산의 수익성은 기대수익률에 의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것은 어떤 자산으로부터 예상되는 수익률의 기대치를 뜻한다. 예를 들어 K 전자의 주식이 현재 주당 1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다음 기에 15만원으로 오를 확률이 1/3인 한편, 9만원으로 떨어질 확률이 2/3라고 하자. 주가가 15만원으로 오르면 이를 구입하는 사람은 5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으나, 9만원으로 떨어지면 10%의 손해를 보게 된다. 이에 기초해 구한 수익률의 기대치는 10%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그 주식의 기대수익률이다.

그런데 투자자가 실제로 관심을 갖는 것은 세금을 내고 난 후의 수익률, 즉 세후 수익률이다. 이자, 배당소득, 그리고 자본이득에 대해 각각 다른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사실이 투자지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똑같을 때(세후)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일수록 그것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투자자들은 각 금융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마음속에서 계산한 후 가장 높다고 판단되는 자산을 집중적으로 구입하게 된다.


② 위험의 정도

일반적으로 금융자산의 수익률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어떤 자산과 관련한 위험은 수익률의 변동을 뜻하는데, 수익률의 변동 폭이 클수록 더욱 위험한 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주당 가격이 10만원으로 똑같은 두 가지 주식(A, B)이 있다고 하자. A의 경우 가격이 13만원으로 올라갈 확률이 1/2이며 9만원으로 떨어질 확률이 1/2이라고 한다. 한편 B의 경우에는 15만원으로 올라갈 확률이 1/2이며 7만원으로 떨어질 확률이 1/2이라고 한다. 이때 각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구해보면 10%로 똑같지만, 수익률의 변동 폭은 B 쪽이 더 크다. 따라서 A보다 B가 더 위험한 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위험 부담에 대해 기피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즉 다른 조건이 똑같다면 좀 더 안전한 자산을 더욱 선호한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위험성이 작은 금융상품일수록 이에 대한 수요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③ 유동성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 번째 요인은 유동성이다. 유동성이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산을 현금으로 쉽고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필요할 때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느냐의 여부가 수익성이나 위험성 못지않게 중요성을 갖는다. 예컨대 수익성이 좋다고 생각해 부동산을 샀는데 막상 돈이 필요할 때 이것을 처분하지 못해 큰 곤욕을 치를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조건이 똑같다면 투자자는 유동성이 큰 자산을 더욱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어떤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는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성이 낮을수록, 그리고 유동성이 클수록 더 크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위험성과 유동성의 측면에 아무 차이가 없는 자산들은 기대수익률도 서로 같아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수많은 종류의 금융자산이 존재하고 이들 사이의 대체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에 근거해 그와 같은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각 금융상품의 기대수익률이 천차만별인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금융자산마다 각기 다른 유동성과 위험성을 갖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자산의 위험성이 클수록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위험을 부담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이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인데, 이를 위험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유동성의 경우에는 이것이 클수록 기대 수익률이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은 조금 낮더라도 유동성이 큰 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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