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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론

4. 경제학적 사고의 기초(1)

by 주선비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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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본 경제문제의 해명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학문이며, 따라서 사회과학의 한 분야라는 명백한 특성을 갖고 있다. 예컨대 경영학에서 기업의 이윤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논의할 때는 사회보다 개인적인 관점이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경제학에서는 개인의 선택 문제를 분석할 때조차도 사회적 관점에서 그 문제를 보게 된다는 특성이 있다.

앞장에서 우리가 경제학을 공부하는 목적을 두 가지로 요약해 설명한 바 있다. 현실 경제의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의 배양이 그중 하나였음을 기억할 것이다. 그와 같은 안목을 갖추려고 하는 우리의 노력은 궁극적으로 사회에 대한 관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경제학이 사회과학의 한 분야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경제 현상을 사회적 관점에서 파악하려 하는 것이 경제학적 사고의 한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경제학을 공부하는 또 다른 목적은 합리적선택의 기본 원리를 배우는 데 있다. 선택은 개인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기업의 차원 혹은 나라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개인의 비합리적 선택은 모든 국민에게 불행을 가져다준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차원에서든 합리적 선택이 갖는 중요성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경제학적 사고는 합리적 선택에 이르는 길잡이의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경제학적 사고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한마디로 요약해 정의하기는 힘들다. 쉽게 말해 경제학자들과 비슷한 시각에서 경제 현상을 보는 것을 뜻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즉 경제가 몇 가지 기본원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그 원칙들에 기초해 모든 경제 현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태도가 바로 경제학적 사고의 특징인 것이다.



(1)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반드시 경제학자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모든 일에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반드시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한다. 이렇게 다른 것을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바꿔 표현하면, 어떤 일이든 비용이 들기 마련이라는 것이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이 점과 관련해 종종 오해하는 것은, 그 비용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주머니에서 직접 돈이 나간 경우에만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인식한다. 실질적 의미에서 보면 비용을 지불한 셈인데도,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지 않으면 아무 비용도 들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 점에서 볼 때, 기회비용의 개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회비용의 개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모두 비용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파악하면 모든 일에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2) 교환은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교환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개인들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교환, 즉 국제무역도 이에 참여하는 모든 나라에 이득을 가져다준다.

물론 모두가 자발적으로 교환에 참여하는 경우에만 그와 같은 결과를 나올 수 있다. 한쪽의 강압에 의해 교환이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그쪽만 이득을 보고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교환은 모두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렇다면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보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개인 사이의 교환이든, 나라 사이의 교환이든, 자발적으로 이에 참여하는 경제주체는 언제나 이로부터 이득을 얻게 된다.



(3) 수요와 공급의 힘을 거스르기는 힘들다.

물은 그것이 없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것인데도 가격이 별로 높지 않다. 반면에 고작해야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데나 쓸모가 있는 다이아몬드는 그 가격이 엄청나게 높다. 물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풍부하지만, 다이아몬드는 그 반대의 상황에 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어떤 물건의 쓸모와는 상관없이 단지 수요와 공급의 상황에 따라 그것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이다.

그런데 이 기본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너무 높거나 낮다고 불평하며,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사람이 그 좋은 예이다. 이런 요구에 굴복해 정부가 가격상한제나 가격하한제 같은 조치를 통해 가격을 통제하려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무모하게 수요와 공급의 힘을 거스르려 하면 오히려 문제를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4) 마지막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아야 한다.

경제적 선택은 어떤 것을 가능한 한 가장 크게 만들거나 작게 만드는 일과 관련을 갖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효용을 극대화하려 하는 한편,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비용처럼 작을수록 바람직한 경우에는 이를 극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극대화 혹은 극소화의 문제에서 경제학자들은 해답을 찾는 독특한 방법을 제시한다. 즉 마지막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방법을 통해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마지막 한 단위의 상품이 이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함으로써 이윤이 극대화되는 산출량을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몇 시간을 일하고 몇 시간을 여가로 쓸 것인지 선택하려 할 때 1시간을 더 일할 경우 자신에게 어떤 영향이 오는지를 보고 결정을 내린다. 1시간을 더 일함으로써 얼마나 더 많은 소득을 얻지만, 여가를 즐기는 데서 오는 즐거움은 얼마나 줄어드는지 생각해 본다. 만약 소득이 늘어나는 데서 오는 효용의 증가가 여가가 줄어드는 데서 오는 효용의 감소보다 더 크다는 생각이 들면 1시간을 더 많이 일하기로 결정한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바로 이와 같은 사고의 과정을 거쳐 합리적 선택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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